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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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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글

2015-07-30 01:02

연중 17주 목요일

2,071
김오석 라이문도

하늘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그물이 가득차자 사람들이 그것을 물가로 끌어 올려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마태 13,47-48)

 

고기잡이에 걸려든 다양한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이 하늘나라로 비유되고 있다. 세상 모든 사람이 하늘나라에 초대받았음을 뜻한다. 온 우주 삼라만상이 하느님의 손길 아래 놓여 있으니 당연한 비유다. 문제는 그물에 걸려든 온갖 종류의 고기들은 선별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갈릴래아 호수에는 20종이 넘는 물고기가 서식한다. 그 가운데 붕어나 잉어 등 먹을 수 있는 것들도 있고, 율법으로 식용이 금지된 것도 있다. 뱀장어나 메기처럼 비늘이 없는 물고기는 불결한 식품으로 율법이 규정하고 있어서 먹어서는 안 되기에 어부들은 호숫가에 그물을 끌어올리고 이들을 선별해야 한다. 예수님은 이런 어부들의 행동을 종말 심판의 상징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물의 비유는 선인과 악인, 지혜로운 자와 어리석은 자, 부자와 가난한 이, 자유인과 노예, 용감한 이와 나약한 이를 차별하지 않고 모든 이를 일단 죄의 회개와 용서의 잔치마당으로 불러내시는 하느님의 보편적 사랑을 보여준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의 선별 과정을 피해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내던져지듯이 세상 종말에 천사들은 악한 자들을 불구덩이 던져버릴 것(마태 13,49-50)이라 경고한다.

하지만 굳이 마지막 선별과정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오늘 우리의 삶이 영원에 맞닿은 삶이 되기를 갈망하고 구체적 실천을 통해 기쁨과 감사의 삶을 살아간다면, 양보와 헌신, 희생과 사랑으로 매일 죽어 매일 되살아나는 부활의 신비를 산다면 그것이 바로 지금 여기서종말을 살아가는 참 그리스도인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남미 3개국을 방문하시면서 새롭게 정의한 그리스도인의 뜻을 새기고 묵상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스도인이란 해방의 메시지를 품고 있는 사람, 개인적 이익을 뛰어넘어 행동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을 지칭한다. 또 자제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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