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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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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글

2015-06-30 22:24

연중 13주 화요일

2,781
김오석 라이문도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마태 8,25)

 

인간의 마음은 하느님과 악마의 전쟁터이다.” <죄와 벌>에 나오는 말로 기억된다. 전쟁터인 인간의 마음은 불안, 갈등, 고난과 고통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절박한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기도를 바치는가?

성서는 막다른 골목에서 믿음의 사람들이 바친 기도가 부르짖음의 기도였다고 전한다.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소리쳐 부르건만 구원은 멀리 있습니다. 저의 하느님, 온 종일 외치건만 당신께서 응답하지 않으시니 저는 밤에도 잠자코 있을 수 없습니다.”(시편 22.2-3)

 

벼랑 끝에 매달려 있는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모두 기도다. 신음, 절규, 외침, 탄식, 비명... 모두가 하나도 버릴 것 없는 기도다. 다만 한 가지, 그것이 올바른 기도가 되려면 그 때 땅을 보지 말고 하늘을 봐야 한다. 하느님께만 전적으로 매달려야 한다.

 

삶의 무게가 당신을 짓누를 때, 도저히 단 한 걸음도 더 뗄 수 없을 때조차도 하느님을 향한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심장을 찌르는 고통의 무게만큼 큰 소리로 하느님께 부르짖고 탄원해야 한다. 애원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시고 함께 아파하시며 응답해주시는 분이 바로 자비로운 아버지 하느님이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아브라함과 모세와 같은 위대한 인물들의 기도뿐만 아니라 카인과 같은 죄인의 부르짖음과 하갈 같은 천민의 하소연도 들어주시는 분이시다.

예수님은 외아들을 잃고 슬퍼하는 나인의 과부와 눈을 뜨게 해달라는 예리코 소경의 부르짖음을 외면하지 않으셨을 우리는 알고 있다.

 

나를 위한 하느님의 선하신 계획을 굳게 믿고 모든 것을 맡길 수 있어야 한다. 극심한 근심과 괴로움의 순간에도 다음과 같은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붙들고 기도와 희망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로마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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