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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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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글

2015-06-29 00:13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6월 29일)

3,103
김오석 라이문도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마태 16,18)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티모2 4,7)

 

어부 출신의 무식하고 성질 급한 베드로는 수많은 인간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사도들 중의 으뜸으로 뽑힙니다. 복음서 저자들은 베드로의 인간적인 약점을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 폭로합니다. 믿음이 약해서 물에 빠진 것도 베드로요, 예수님의 메시아적 사명을 잘못 해석하여 예수님으로 부터 사탄이라고 심한 꾸중을 듣기도 했습니다.(마르 8,33) 예수님께 자기발만은 씻을 수 없다고 고집하다가, 예수님이 발을 씻기지 못한다면 너는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하자 그렇다면 온몸을 씻어달라고 매달린 사람도 베드로입니다. 사랑의 계명을 들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키드론 골짜기 건너편 동산에서 대사제의 종인 말코스의 귀를 자른 것도 베드로이며(루가 18,10), 결코 배신하지 않겠다고 장담하고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부인한 것도 베드로입니다. 이처럼 베드로는 성급하고 불안정한 성격을 가졌고 매우 다혈질의 기질을 소유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인간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를 반석으로 삼아 교회를 세우시고 하늘나라의 열쇠를 그에게 맡기셨습니다. 인간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주님을 따르고자 하는 베드로 사도의 열정이야말로 오늘날 우리 신앙인들이 본받아야 할 모범입니다. 시련과 좌절, 인간적 약점과 죄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십자가를 기꺼이 짊어지려는 열정은 결국 우리로 하여금 하늘나라의 열쇠를 얻을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입니다.

 

또 한사람, 교회를 박해하던 유대인 학자 출신의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체험한 후 그분을 증거 하는 데 전 생애를 바칩니다. 사도행전은 바오로 사도가 아직 개종하지 않았을 때 스테파노가 성전 문밖에서 돌에 맞아 죽는 것을 동조하였다고 전하고, 또 의기양양하게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을 잡아가두기 위해 다마스커스로 길을 떠났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살기등등하여 다마스커스로 가던 바오로 사도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벼락을 맞은 사람처럼 눈이 멀고 완전히 돌아버립니다. 그리고 나서 변화됩니다.

 

예수님께서 바오로 사도를 선택하신 것은 그 결과를 볼 때 참으로 그분의 놀라우신 섭리입니다. 예수님을 모르던 시절 자신의 삶을 참회하고 보속이라도 하듯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을 사방팔방으로 찾아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는 온 열정을 불사릅니다. 서기 70년에 예루살렘이 로마에 의해서 완전히 파괴되고 그 이후 유대인들이 세계 각지로 뿔뿔이 흩어지고, 예루살렘의 교회도 막을 내리고 말았음을 생각할 때, 오늘 우리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듣고 들은 바를 믿고 믿는 바를 실천함으로써 구원을 얻게 된 것은 바로 이방인들의 복음 선포자요 교회 건설자였던 바오로 사도의 공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바오로 사도는그리스도는 내 생애의 전부라고 단호하게 고백합니다. 온몸을 가시로 찌르는 듯한 심한 고통을 주는 지병과 싸우며 그리스도를 전하는 소명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그리스도를 위해 매일 죽어갑니다.’라는 그의 고백은 우리의 눈시울을 뜨겁게 합니다.

 

바오로 사도의 열정은 복음 선교의 열정입니다. 우리가 그분을 본받는다 함은 '세상을 향해서' 용기 있게 그리스도만이 우리 인생의 유일한 목적이요, 구원임을 선포해야 합니다. 그것은 말과 행동 그리고 삶의 모범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오늘 교회의 두 기둥 베드로사도와 바오로 사도의 축일에 우리도 두 분의 신앙의 열성과 선교의 활력을 갖게 해달라고 전구를 청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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