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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말씀과 함께, 공동체와 더불어

사제의글

2015-06-23 23:21

연중 12주 월요일

2,361
김오석 라이문도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마태 7,3)

 

무엇을 보고 있는가?

보이는 것을 보는 것은 누구나 하는 일이다.

아니다. 그게 아니다.

보이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살 뿐이다.

 

그리고선 힘들어 한다.

미워하며 괴로워한다.

보아야 할 것은 보지 못하고,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판단하면서

마치 모든 것을 다 본 듯이 그렇게 살아간다.

 

세상은 온통 거짓이라고

사람들은 온통 가면을 쓰고 살 뿐이라고

진실은 죽어버렸다고 한탄하고 눈물 흘린다.

고통과 괴로움의 피를 쏟아낸다.

산다는 것은 어차피 苦海라고 손사래 친다.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눈을 눈물로 간구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는 싸움을 시작할 때

거짓과 위선의 세상이 바로 나임을,

그저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사는 껍데기를 보게 된다.

 

내가 거짓의 가면을 쓰고 살았음을

내가 위선의 껍데기를 두르고 있었음을

나만의 안경으로 세상을 보고 있었음을

나만의 잣대로 사람을 판단하고 있었음을

되어야 할 내가 아니라 그저 되고 싶은 나로 망연히 걷고 있었음을

 

슬픈 눈물로 겉눈을 씻어낼 때

각성의 몸부림으로 껍데기를 벗어버릴 때

바로 거기서 연두 빛 새로움이 솟아난다.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보고 싶은 것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눈이 오늘 살아난다.

 

* 너를 보기 전에 나를 먼저 보는 오늘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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