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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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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1 09:09

수난시기를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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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순 엘리사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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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시기를 준비하며....

  내 안에 얽매여 있는 허물들을 풀어 봅니다.
교만이라는 굵은 쇠사슬은 심장의 박동에 채찍을 가하니, 숨이 가쁩니다.
아무리 누르고 잠재우려 하지만, 끊임없이 솟아 오르는 고집은 꺾일 줄을 모릅니다.
합당한 이유를 붙여 가며 고개를 쳐듭니다.
정의라는 명분을 앞세워 비판과 단죄도 즐깁니다. 
왜 이런 일들을 그리도 즐기는지 모르겠습니다.
사고를 치다가도 순간 소스라치게 놀라 멈칫하지만, 또 다시 남의 말을 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내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온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처럼....
나는, 참 바보인가 봅니다. 
정상적인 심장의 소리와 내적 영혼의 안정을 갈구합니다.

상처를 주는 것도, 상처를 받는 것도 
타인의 탓이 아님을 인정 하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닌가 봅니다.
감정과 이성으로도 안되는 것이라면, 신앙으로 받아들여지기를 소망합니다.
매일 매일의 성사 생활로 흐트러진 마음과 언행을 쓸어 내리고, 
또 그렇게 하느라 안간힘을 쓰지만, 

어느새 나의 본성은 나를 지배합니다.

살아 오면서,
나의 성향과 고집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을 많은 영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청합니다.
아무리 옳지않은 일일지라도 지적을 받는 입장은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헤아릴 수 있는 지혜를 구합니다. 
세월 안에서 부딪치는 사람들이 해가 갈수록 많아짐은 

결국, 
나에게 문제가 많았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네 탓이오, 네 탓이오." 라고 하는 세상에서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 라고 고백하는 신앙인이 되고 싶습니다.

수난시기에 
심장을 조여 오고, 짓누르는 모든 것들을 내려 놓고 풀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말로, 발품으로 열심히 뛰기보다는, 
생각과 말, 행동을 아름답게 다듬어 가는 크리스챤이 되어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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